도심 속 미세정원

노년층 대상 미세정원 워크숍 커리큘럼

story-06 2025. 7. 13. 07:47

미세정원은 단지 식물을 기르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잊고 있던 감각을 되찾고 또 누군가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특히 노년기에는 신체 활동이 줄고 관계가 단절되기 쉬우며 일상의 생기마저 희미해지는 시기이기에 ‘미세정원’이라는 작은 자연은 삶에 다시 온기와 움직임을 불어넣는 특별한 공간이 됩니다.

노년층에게 적절히 설계된 미세정원 워크숍은 단순한 원예 활동을 넘어 자율성과 회복력, 정서적 안정, 감각 자극, 사회적 참여까지 아우르는 효과를 지닙니다. 병원이나 복지관에서 단발성으로 이루어지는 ‘화분 만들기 수업’과 달리 계속해서 돌보며 성장의 흐름을 체험하는 지속형 커리큘럼은 노년기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특성에 맞춰 더욱 깊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노년층 대상 미세정원 워크숍의 실제 운영 커리큘럼을 4단계로 나누어 구체적인 활동 구조, 참여자 반응을 고려한 설계법, 확장 가능한 운영 방식 등을 자세히 안내합니다.

노년층 미세정원 워크숍 커리큘럼

 

관계 맺기: 나와 자연, 그리고 서로를 연결하는 서두

노년층 대상 미세정원 워크숍 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심리적 긴장을 풀고 참여 동기를 만들어주는 단계입니다.
자칫 낯설고 어색할 수 있는 ‘식물 키우기’를 부담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자연에 대한 기억과 감각을 되살리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활동 내용 예시

  • “내가 키워본 식물 이야기” 나누기
  • 식물 향기 맞히기(라벤더, 로즈메리, 박하 등)
  • 색깔별 씨앗 고르기: 좋아하는 색과 감정을 연결
  • “정원에서 부르고 싶은 내 별명 짓기” (예: 국화 할머니, 베란다 농부)

활동 목표

  • 참여자 간 관계 형성 및 자기표현 유도
  • 자연에 대한 심리적 거리 좁히기
  • 향후 식물 재배에 대한 자기 동기 강화

활용 팁

  • 과거 농촌 생활 경험이 있는 분은 “시골 밭 이야기”를 풀 수 있는 그림 자료 제공
  • 원예 치료사가 참여하면 감정 표현을 더 풍부하게 이끌 수 있음
  • 사전 건강 체크와 손 기능 확인 후 개인별 적절한 화분·도구 배정

이 도입 단계는 ‘기술 교육’이 아니라 ‘마음 열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놀이와 회상의 요소를 결합해 구성해야 합니다.

 

 

식물 심기와 돌봄: 손으로 가꾸고 마음으로 돌보는 시간

미세정원 활동의 핵심은 ‘심기’와 ‘가꾸기’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쉽고 안전하며 반복 가능한 식물 관리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하며 모든 참여자가 성공적인 식물 돌봄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활동 내용 예시

  • 씨앗 또는 모종 심기(상추, 토마토, 허브 등)
  • ‘나만의 화분 꾸미기’ 시간
  • 물 주기, 가지치기, 이름표 만들기
  • 주간 성장 변화 관찰 (식물 성장 일기 쓰기 또는 그림으로 표현)

식물 추천

  • 관리가 쉽고 반응이 빠른 품종 중심
  • 잎채소: 상추, 청경채, 부추
  • 허브류: 바질, 스피어민트, 로즈메리
  • 감각형 식물: 양털 냉이(촉감), 금잔화(시각), 라벤더(후각)

 

활동 목표

  • 일상성 회복: 매일 할 수 있는 루틴 형성
  • 자율성 강화: 스스로 책임지는 돌봄 경험
  • 감각 자극: 시각·후각·촉각 통한 뇌 활성화

응용 포인트

  • 작업대는 좌식 혹은 휠체어 접근 가능 높이로 조정
  • 물조리개는 손힘이 약한 분들을 위해 버튼형 스프레이 활용
  • “미세정원일 기록 카드”를 제작하여 매주 돌봄 체크 가능

식물을 기르는 과정은 정서적 안정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길러주는 훈련이며 돌보는 대상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을 심어줍니다.

 

 

표현과 공유: 미세정원의 감동을 나누는 창조 활동

미세정원 활동의 기쁨은 단순한 성장뿐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나누는지에서 더욱 커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표현 활동, 창작 활동, 감정 공유 활동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합니다.

 

활동 내용 예시

  • 내 식물에게 편지 쓰기
  • 정원 일기 그림 그리기
  • 허브 향수/차 만들기 워크숍
  • 화분 전시회 & 식물 친구에게 상장 수여

활용 목표

  • 창의성과 감정 표현 능력 향상
  • 타인과의 공감 경험
  • 활동의 마무리 동기 부여 및 자신감 상승

워크숍 전시 행사 구성 (예시)

  • “우리 마을 작은 정원 전시회”
  • 참가자 화분, 식물 일기, 편지 등을 모아 작은 전시 공간 구성
  • 가족 초청, 지역사회 공개형으로 확장 가능

교차 세대 연계

  • 지역 아동센터와 연계하여 “아이와 함께 심는 정원”
  • 손자녀와의 협업 화분 제작도 효과적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기록’입니다. 말보다 느리고, 손보다 조심스러울 수 있는 노년층에게 그림, 도장, 간단한 사진 한 장도 귀중한 기록이자 성취가 됩니다.

 

 

일상화와 확장: 지속 가능한 ‘내 미세정원’ 만들기

워크숍은 끝났지만 미세정원은 계속 자랍니다. 마지막 단계는 참여자들이 일상 속에서 정원을 유지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활동 내용 예시

  • 식물 분갈이 & 자가 번식(삽목 등) 실습
  • 미세정원 키트 배포 (화분, 토양, 씨앗, 기록지 포함)
  • “정원 친구 소모임” 구성
  • 돌봄 파트너 제도: 서로의 화분 체크해주는 시스템

일상화 전략

  • 정기 방문형 원예사 운영: 월 1회 점검, 질문 응답
  • SNS나 단체카톡방 공유: 자녀, 손주와 식물 변화 나누기
  • 지역 연계: 노인복지관, 마을 회관에 공동 텃밭 연결

지속 가능한 동기 부여

  • 시즌별 챌린지 (예: “가을에 국화 피우기”)
  • 우수 정원 사진 공모전
  • 식물을 이용한 마을 축제 연계: 허브차 판매, 꽃시장 부스 등

이 단계의 핵심은 정원이 단발성 경험이 아니라 노년기 일상의 일부로 정착되도록 유도하는 구조 설계입니다. 특히 ‘내가 돌보는 식물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은 삶의 의미와 연결감을 높이는 중요한 정서적 자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