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미세정원

일본, 독일, 북유럽, 싱가포르 도시농업 우수 사례

story-06 2025. 7. 25. 09:51

도시농업은 더 이상 ‘정원을 가꾸는 취미’가 아닙니다. 기후 위기, 식량 안보, 고립된 도시 생활, 지역 공동체의 해체 등 현대 도시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밀도 도시 환경에서도 자투리 공간, 옥상, 벽면, 심지어 실내 공간까지 농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전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작물 재배를 넘어, 도시민의 정서 회복, 공동체 형성, 친환경 에너지 순환 등 도시의 회복력을 높이는 ‘사회적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도 도시농업을 단순한 시민 체험이 아닌 기후 위기 대응, 복지정책, 교육, 지역경제 활성화와 통합된 도시 인프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복지형 농업, 독일의 생태 통합형 도시농업, 북유럽의 교육 연계형 정원, 싱가포르의 고밀도형 스마트 정원 등 도시농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들의 우수 사례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미래형 도시농업 모델의 특징과 적용 가능성을 함께 분석해 봅니다.

일본, 독일, 북유럽, 싱가포르 도시농업 우수 사례

 

 

일본 – 고령사회와 맞물린 도시농업 복지 모델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선진국으로 도시농업을 단순한 식량 생산보다 노인 복지, 지역 교류, 건강 증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

‘시민농원(市民農園)’ 제도

  • 도심 근처 소규모 농지(300㎡ 이하)를 지역 주민에게 분양
  • 개인이나 단체가 정해진 규정에 따라 경작
  •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외곽에 약 5천 개 이상 운영 중
  • 일부 지역은 고령자·장애인 전용 텃밭 조성 → 휠체어 접근 가능 설계

특징 및 성과

  • 고립된 노년층의 사회적 연결 회복
  • 건강 유지 및 치매 예방 프로그램과 결합
  • 텃밭 커뮤니티를 통한 지역 소통 및 재난 대응 인프라화

한국 시사점

  •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에서도 노인복지형 도시농업 모델이 복지 예산 절감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 가능합니다.
  • 특히 경로당·노인복지시설과 연결된 텃밭 조성 정책이 필요합니다.

 

 

 

독일 – 친환경 도시 계획과 통합된 ‘생태 도시농업’ 정책

독일은 도시녹지와 환경 정책이 강한 국가답게 도시농업을 기후 대응, 생태 복원, 환경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대표 사례

‘인터컬처럴 가든(Interkultureller Garten)’

  •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함께 작물을 재배하며 문화교류, 언어학습, 지역통합이 동시에 이뤄지는 모델
  • 대표 도시: 베를린,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등

또한 베를린의 템펠호프 공항 부지 도시농업 프로젝트는 폐공항을 커뮤니티 정원과 자연 학습장으로 전환해 지역민의 자율 참여로 도시 전체의 기후 탄력성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징 및 성과

  • ‘텃밭=환경 인프라’라는 인식 확산
  • 비료·물·에너지 순환까지 고려한 자급형 모델 구축
  • 학교, 유치원, 기업 CSR 프로그램과도 연결

한국 시사점

  • 독일의 사례는 도시농업이 단지 농사짓는 것 이상으로 도시정책과 융합되어야 성공함을 보여줍니다.
  • 탄소중립 실현 및 도시 생태 복원에 기여하는 에코-정원형 농업 공간 개발이 필요합니다.

 

 

 

북유럽 – 지속가능성과 교육을 융합한 ‘학습형 도시농업’

북유럽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 사회로 도시농업 역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생태 교육 프로그램과 긴밀히 연결되어 운영됩니다.

대표 사례

덴마크 코펜하겐의 ‘스쿨 가든(School Garden)’ 정책

  • 초등학교 단위로 미니 텃밭이나 수경재배 장비를 설치
  • 교과와 연계한 실습형 수업 운영 (과학, 생태, 사회, 환경윤리)
  • 아이들이 직접 심고 수확한 채소를 급식에 활용

스웨덴 예테보리시는 도시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지역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경작하는 공공 공동농장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세대 간 소통과 생태 감수성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특징 및 성과

  • 유치원~중등학교까지 교육 커리큘럼과 연결된 도시농업 모델
  • 계절별 작물 관찰, 기후 변화 학습 등 통합교육 가능
  • 공동체 내 ‘정서 기반 회복 교육’으로도 주목

한국 시사점

  • 한국에서도 학교 텃밭 교육이 시도되고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 체험에 그칩니다.
  • 북유럽처럼 교육과 식생활, 생태 전환까지 연결되는 장기형 커리큘럼 개발이 필요합니다.
  • 도시농업 교사 양성, 학부모 참여형 텃밭 커뮤니티 활성화 추진이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 초고밀도 도시의 옥상과 벽을 농장으로 만든 실천형 정책

공간이 극도로 제한된 싱가포르는 도시농업을 수직 공간의 효율적 활용 전략으로 접근합니다. ‘건물 전체가 정원’이라는 비전 아래 옥상 농업, 수직 정원, 수경 재배 기반의 스마트 도시농업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습니다.

대표 정책 및 사례

  • Sky rise Greenery Incentive Scheme (옥상녹화 보조금 제도)
    → 민간 건물의 옥상 및 외벽에 정원 설치 시 비용의 최대 50~75% 지원
  • EDB와의 협업을 통한 도심 수경 농장 조성
    → 쇼핑몰, 호텔, 공공건물에 LED+수경 농장 설치
  • 커뮤니티 팜(Farm-to-Table) 프로젝트
    → 아파트 단지 내 식물 재배 후 지역 어린이집, 식당과 연계

특징 및 성과

  • 자투리 공간 + 기술 결합 → 생산성과 친환경성 동시 확보
  • 도심 내 식량 자립률 향상 → 수입 의존도 낮추기
  • 시민과 행정, 민간기업 간 협력 체계 구축이 핵심

한국 시사점

  • 서울, 부산 등 고층 밀집 도시에도 유사한 옥상·외벽 기반 수직 농업 도입 가능성이 높습니다.
  • 스마트팜 기술과 연결된 고부가 도시농업 산업화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 국토부, 농식품부, 환경부 등 다부처 협업 체계가 필요합니다.